우리집관리사의 조경기능사 합격하기
우리집관리사의 조경기능사 합격하기
2010년6월18일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조경기능사 제2회 실기시험 합격을 축하한다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여 무더운 날씨에 청량제가 되었다.
오전에 아내와 함께 한강공원을 산책하고 난 후에 점심은 외식으로 낙지찜을 맛있게 먹은 후에 근처
재래시장에 들러 싱싱한 아삭이 고추와 상추, 배추 두포기, 밤고구마, 수박, 치약 등을 샀다.
오랜 기간 금융회사 근무와 퇴직이후 무료한 일상 중, 우연한 기회에 실생활에도 필요하고
앞으로 언젠가는 쓰임새도 있을 수 있는 조경기능사 자격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0년 2월9일 지하철편으로 친구 자녀 혼인 예식장에 다녀 오다가 강남고속터미날역에 있는 서점에
들러 여러 가지 책을 둘러 보다가 조경기능사 필기시험 대비 수험서가 눈에 띠어 H사 발행
“조경기능사 과년도문제상세해설” 한 권을 구입하여 조경기능사 필기 시험을 치르기로 마음 먹었다.
책은 구입하였으나 하릴없이 바쁜 Young Old 백수의 일상 속에서 잘 읽혀지지가 않았으나
가급적 하루 한두 시간씩 시간을 내어 꾸준히 정독하기를 거듭하였다.
조경의 개념과 양식, 재료, 조경계획, 설계, 시공 및 관리, 모든 것이 처음엔 생소하였
으나 나중에는 인터넷에서 조경과 관련된 자료도 자주 검색해 보게 되었다.
수험서를 3회독하고 나니 어느 정도 감이 잡혀 왔고, 그 이후 시험 날자에 임박해서는
자연스럽게 공원길이나 아파트 주변, 동네 가로수 길을 걸어 갈 때면 자연스럽게 수목을
유심히 살펴 보게 되고 인터넷을 검색하여 과년도 문제와 예상 문제를 가끔씩 풀어 가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도 붙었다.
필기시험은 3월28일 오금중학교 수험장에서 오후 2시부터인데 시험시작 30분전까지
입실 완료해야 했으며 1시간동안 4지선다형 문제 60문항을 풀어 가는데,
나이 60이 넘은 나에게도 시간은 적당한 것 같았으며 정확히 아는 확실한 문제의 답과
자신없는 답을 문제지에 먼저 표시한 후에 확실한 답부터 OMR카드 답안지에 옮겨
마킹하고 미심쩍은 부분은 다시 숙고한 후 답안지 작성을 무난히 끝냈다.
시험이 끝난 후 집에 와서 문제를 풀어 보니 합격했슴을 자신할 수 있었다.
필기시험 합격을 확신하고 실기시험을 위하여 오프라인 실기 학원에 등록하려다가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E사’ 온라인동영상 강의가 눈에 띄어 전화로 문의하니 동영상 강의만 열심히 들어도
합격할 수 있다고 안내해 주었다.
망설임 없이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접수,결제 완료하고 교재도 택배로 받아서
공부하던 중에 4월9일 조경기능사 필기시험에 합격하였슴을 확인하였다.
실기시험 부교재로 ‘H'사의 ’조경기능사 과년도문제상세해설‘도 구입했다.
4월12일 곧바로 실기시험을 접수하는데, 날자는 여유있게 5월23일로 잡고 시험장소는
마음에 드는 장소가 서울에서 근거리에 없어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
4월엔 헬스, 등산등 과도한 운동 탓인지 빨리 걷거나 뛰게 되면 오른쪽 발뒤꿈치에 통증이
심하여 집 근처 대학병원 정형외과에 갔더니, 통증 부위의 고정과 염증 치료를 위해 3주정도
석고를 대고 약을 복용하란다.
의사 지시에 따라 집 밖 출입을 삼가고 반 깁스에 목발을 집고 집안에 있자니 답답하기
그지없고 세면은 가까스로 자력 해결하였으나 머리 감기는 아내의 도움이 필요했고, 옷 갈아 입기와
청소, 화초에 물주기, 외출 등 일상생활이 여간 불편하지 않았고 스스로 샤워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조경기능사 실기시험을 위한 동영상 강의 청취와 조경설계 평면도와 입면도
그리기에는 오히려 집중할 수 있었고 여러가지 설계도면을 30~40번 그려 보았다.
4월말에 발목도 거의 완치 되어 석고를 풀고 목발을 내 던지고 약도 끊고 스스로 걸어
다니기 시작하자 실기시험 날자가 얼마 남지 않았다.
5월 중순경, 아내와 함께 산책과 점심 외식을 겸하여 지하철을 타고 홍릉 수목원에
가서 열심히 수목간별 연습과 사진을 찍어 나름대로 나무를 익히기도 하였다.
조경실습은 동영상 강의를 반복 청취하면서 어린 시절 시골에서 어른들 농사일 돕던 때를
떠 올리며 나름대로 열심을 내었고, 집 근처 공원길을 산책할 때면 조경인부들의 일하시는 모습과
나무, 지주목, 경계석, 판석, 블럭 깔린 모양 등을 관심있게 보곤 하였다.
5월23일 일요일인데 이른 아침부터 비는 계속 내리고 8시 반까지 여주자영농고 시험장에입실 완료해야 했다.
시험 끝나고 여주 프리미엄아울렛 구경시켜 주고 맘에 드는 품목을 사주기로 약속하고
이른 아침 아내와 함께 우리집 자가용 편으로 네비를 찍고 여주로 향했다.
기다리기 지루해 할 아내는 내가 미리 검색해 둔 찜질방에 가 있다가 시험이 끝날 때쯤인
12시반 이후에 학교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까지는 아내가 차를 운전하고 휴게소에서 이른 아침을 먹은 후 내가 운전하여
시험장소인 여주자영농고에 도착하니 8시10분경, 이미 많은 수험생들이 와서 교정의 수목들을 둘러 보고 있었다.
비는 거의 그쳤고 넓은 교정의 수목은 저마다 짓푸르고 싱싱한 녹색을 뽐내고 있었으며
아름다운 화초와 함께 넓고 깨끗한 교정의 공기는 매우 맑았고 주차장도 넉넉하여 수험장의 분위기는 참 좋았다.
실기시험은 벽천이 있고 주변보다 낮은 지역의 조경계획도(평면도)와 대각선으로 잘린
단면도를 그린 후에 교실을 옮겨 20개 나뭇가지로 수목간별, 그리고 실습장에서의
교목식재(지주목 세우기,수피감기 포함)와 수간주사(구술 및 간단한 드릴작업 포함) 작업으로
이어졌으며, 시험 감독관님들도 친절하게 안내하여 별 어려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시험이 모두 끝나고 아내와 다시 합류하여 여주에서 여주쌀밥 정식으로 점심식사 후
프리미엄 아울렛에 갔으나 알뜰한 아내는 내 호주머니 사정을 아는지 한사코 의류나
신발은 사지 않고 아이브라우싱만 한 채, 우리는 생과일 주스를 마시고 여주 땅콩만 한 봉지
사서 차속에서 주전부리로 먹으면서 귀가하였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아름답고 푸르른 수목들과 꽃들을 돌보고 사랑하면서 풍요롭고 행복한
우리 가족의 삶을 위해 조경기능사 공부하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나는 우리집관리사 겸 우리집 베란다 조경기능사다.
지금은 GIY(Grow-It-Yourself)가 대세, 아파트 베란다는 조경 실습장이다.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에 얼어 죽었던 철쭉의 가지들을 이른 봄에 가지런히 다듬어 두었는데
지금은 예쁜 움이 트고 새순이 돋았으며 제법 새 가지와 잎이 많이 자라났다.
빈 화분이 다섯 개 있어 상추와 방울토마토 모종을 심고 정성껏 물을 주었더니 이제는
많이 자랐고 상춧잎은 벌써 따서 상추쌈도 했으며, 또 다른 빈 화분에는 재래시장에서 3천원에
구입한 치자나무를 심었는데 새하얀 꽃을 계속 피워 가면서 진한 꽃 향기가 참으로 좋다.
앞으론 재배상자를 구입하여 베란다에서 야채를 기르자는 아내의 의견에 동감이다.
나의 발목 석고와 목발로 올해엔 애초에 포기했지만 내년엔 예전처럼 4평 짜리 주말농장 경작도 다시 시작하고 싶다.
베란다의 철쭉 ,장미, 소사, 만량금, 동양란, 허브... 등도 화분에서 아름다운 꽃과 잎을 자랑하며 무성해졌다.
조경기능사, 나에겐 소중한 또 하나의 자격증이며
하나님이 기르시는 수목과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신비로운 경외감과 함께 은근히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