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온양온천,척산온천 번개여행

treepap 2010. 12. 21. 15:40

 

번개 온천여행(2010.12.21)

 

결혼기념일, 신혼 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도 하고 가족 사진도 찍었었고, 현직에 있을 때는 아내와 가족을 위한 푸짐한 선물이나 용돈을 준비하고 온 가족이 함께 생음악이 흐르는 우아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고급 와인을 곁들인 정찬을 즐기기도 했었지만,

 

우리 부부의 34주년 결혼기념일, 2010년 12월23일을 앞두고 지금은 환갑을 넘겼지만 지공(지하철 공짜)은 아닌 6학년, 초라한 백수가 된 가장의 제의로 아내와 함께 몇가지 번개, 알뜰 이벤트를 갖게 되었다.

 

온양온천 당일치기 열차여행 : 참 좋은 기억

 

지난 주 화요일,12월14일엔 온양온천역 인근에 “온양5일장”(4일,9일)이 서는 날이었다.

 

꽤 추운 날씨였지만, 아내와 나는 아침 식사 후 8시반경 자양동 집을 출발하여 뚝섬유원지역(7호선)에서 전철을 타고 건대입구역(2호선)에서 환승, 왕십리역에 내려 중앙선 전철로 갈아타고 9시 10분경에 용산역에서 내렸다.

 

용산역에서 9시35분발 장항선 온양온천(역)행 차표(요금 9,600원) 2장을 구입하여 새마을호 열차의 안락한 객차에 탑승하니 기분이 상쾌해지고 차창 밖에 스치우는 풍광이 좋고 사람사는 모습들이 정겹다.

 

잠깐 눈을 붙이려는데 벌써 천안역을 지나 장항선 아산역을 앞두고 있다.

아산역을 지나 온양온천역에 당도하니 10시 57분 정시 도착이다.

용산역에서 출발하여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차가운 날씨였지만 온양온천에 내려 도보로 걸어서 원탕으로 유명한 “신천탕(新泉湯)”에서 온천욕을 하고 바로옆 온양온천전통시장(매일시장)의 유명한 맛집, “보리밥집”에서 맛있는 생태탕으로 푸짐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였다.

 

신천탕 입장료는 5,000원, 저렴하였다.

온양온천역 인근에는 신청탕 말고도 여러 곳에 온천탕이 있다.

 

평일이었지만 온천엔 어르신들도 많았고 젊은이들도 꽤 많이 보였다.

서울에서 전철이 신창(순천향대)역까지 운행되며 65세이상 어르신들은

전철이 무료라서 서울에서 2시간반 이상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온양온천에

많이들 오신다는 목욕탕 직원의 이야기, 라커룸 옷장 벽에 붙어 있는 서울-온양온천간 열차,전철 시간표가 증명하고 있었다.

 

보리밥집은 목욕을 끝내고 나와 혈액순환이 잘되어 얼굴이 빨간 사과 빛갈로 상기된 손님들로 가득했다.

 

식사를 끝내고 전통시장 골목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 보면서 필요한 먹을 거리를 조금 사고 온양온천역 옆에 선 재래시장(온양5일장 :4,9일장)으로 걸어 갔다.

 

온양 5일장에서 김, 건멸치, 깻잎 등 몇가지 먹을거리들을 푸짐하게 구입한 후 총총 걸음으로 온양온천역에 도착하여 몸을 녹이니 오후 3시가 조금 지나가고 있었다.

 

생수를 사서 갈증을 달래고 화장실을 다녀 온 다음 3시33분 온양온천역발 용산행 무궁화호(요금 6,500원) 열차표 2장을 사서 잠시 기다리니 용산행 무궁화호 탑승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우리 부부는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종착역인 용산역에 오니 오후 5시경,

이번엔 전철로 환승하여 시청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건대입구역을 경유하여 자양동 집에 돌아 왔으며 그날 밤의 꿀맛 같은 숙면도 참 좋았다.

 

척산온천, 속초 동명항 자연산 회 : 바닷가 상쾌한 곳

 

2010년 12월 20일, 월요일 이른 아침, 평소와 같이 6시10분 웨이크업콜 전화벨 소리에 일어난 아내의 딸아이 출근을 위한 일상이 시작됐다.

 

찌개 끓이기,나물 무침, 생선굽기 등 아내의 아침식사 준비와 나의 사과와 단감깎기 그리고 이어서 오붓한 아침식사가 끝났다.

 

오늘 날씨가 영상으로 포근하다는 어제의 예보에 따라 엊그제 마음 먹은 대로 고속버스를 타고 속초 척산온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별도 행장은 필요 없다.

가볍게 몸만 간다.

일기예보대로 오늘은 영상의 온화한 날씨다.

그냥 춥지 않게 입으면 된다.

꾸물거리며 시간이 흘러 8시반 가까이 되어서야 집을 나선다.

 

8시59분발 동서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속초행 논스톱 고속버스를 타려면

버스를 타면 늦겠다 싶어 자양고등학교 앞에서 태시를 타고 가니 요금이 3,200원, 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45분 정도 됐다.

 

8시59분발 속초행 고속버스표(요금 16,100원) 2장을 사고 보니 맨 뒤 높은 좌석 27번과 28번이다.

아무튼 정시에 우등고속버스에 타고 보니 곧바로 출발하여 강북강변로를 경유, 천호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 미사리를 지나 경춘고속도로에 진입한다.

 

안개가 짙어 달리는 차량들이 전조등을 켜고 달리는 모습이 보였는데

우리 부부가 탄 버스는 아라곳 하지 않고 잘도 달리고 달려서 한시간 남짓 진행하니, 홍천을 지나 화양강 휴게소에 10여분간 정차한다.

 

화장실을 들르고 나서 약밤을 시식하라는 군밤장수 아주머니가 주는 약밤을 맛보고 휴게소 음수대에서 찬물을 마신 후 다시 버스에 올라탄다.

 

계속 달리고 달려 미시령터널을 지나니 안개가 걷히고 눈에 익은 설악산 주변의 아름답고 상큼한 풍광과 콘도, 숙박업소, 음식점들이 보인다.

 

속초중학교 앞에서 내리는 손님들이 있어 잠시 정차한 후에 곧바로 목적지,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속초시외버스터미널 에서는 동서울터미널행(2시간20분 소요), 속초고속버스터미널 에서는 강남터미널행(3시간 소요)이 운행되고 있다.

 

버스를 타고 척산온천에 갈 수도 있지만 버스가 15분정도 간격으로 뜸뜸이 버스가 온다는 말을 듣고 시간도 11시 반을 향하고 있어 곧바로 택시를 타고 척산온천 휴양촌으로 직행했다.

 

척산온천에 이르니 옛날의 그 대중탕이 아직도 있고 그옆에 대중사우나와 호텔객실, 식당, 휴게실 등이 있는 척산온천휴양촌(속초시 노학동 972-1)이다.

온천시설 주변에는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어 상쾌한 솔내음이 좋았다.

 

우리는 11시40분경 휴양촌 사우나에 입욕하였으며 요금은 1인당 7,000원이다.

두시간 정도 목욕을 하면서 온탕, 냉탕, 열탕, 폭포탕, 안마탕, 황토방, 건식사우나, 노천탕 등 각종 탕과 시설을 드나들고 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노천탕에서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밖을 내다 보니 솔밭과 오솔길이 정겹다.

 

오후 1시반에 사우나에서 나와 로비에서 공주님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척산온천 안내문이 눈에 들어 온다.

척산온천은 강원온천 1호 원탕으로 1960년대에 개발되었고 1980년대부터

제대로 시설을 갖춘 모양이다.

“100% 온천수에 섭씨 53도로 데우지 않았으며 강알칼리성 온천”이라 한다.

 

두시간여 목욕후에 공주님과 합류하여 척산온천 대중탕옆 도로변 버스 정류장에 10분정도 대기하니 3번 시내버스가 도착한다.

3번버스를 타고 속초 동명항 입구로 향한다.

 

버스 맨 뒷자리에 탄 여학생들의 재잘거림과 목욕을 하고 나온 할머니들의 모습 그리고 승객들의 강원도 사투리 대화가 정겹고 평화로워 좋았다.

속초 중앙시장을 지나 버스 기사님께 동명항을 물으니 조금 더 가야 한단다.

 

버스 기사님이 내리라는 곳에서 하차하니 곧바로 동명항영금정 진입로를 알리는 아치문이 나오고 도로 양옆에 온통 건어물 상점과 횟집,식당 들이 즐비하다.

 

공주님과 함께 맑은 공기와 바다내음, 싫지 않은 생선비린내를 맡으며 무언가 흥얼거리며 미음완보, 천천히 걸어 가니 속초 북항 방파재가 보인다.

 

동명항 주차장 진입로옆 통행로를 지나니 바로 앞에 속초 동명항, 건물벽에 100% 자연산만 취급한다는 문구가 눈에 띄는 바다에 연한 하얀 수협건물이 들어 온다.

 

활어 가게를 향하여 가는데 떡 파는 할머니 한분이 회와 함께 나오는 부식이 별로 없으니 회먹고 나서 먹으라며 감자떡을 사달라고 조른다.

 

할머니의 강권에 못이겨 1,000원을 주고 감자떡 5개를 샀다(회먹고 나서 먹으니 요기가 족히 되고 매우 맛있어서 돌아 올 때 1,000원어치 더샀슴).

 

알고 보니 1층 전면에 즐비한 집들은 싱싱한 자연산 횟감을 파는 집들이고 1층 뒤편에는 회를 손질(수공료는 활어값의 10%)해 주고 고추장(1,000원), 고추냉이(1,000워), 된장(1,000원), 상추(1,000원), 깻잎(1,000원), 고추・마늘(1,000원)등을 팔았다.

 

우리 내외는 각종 활어 3만원어치를 구입하고 생선가게 아주머니의 안내에 따라 건물 뒤쪽 손질하라는 가게집에 맡기고 잠시 기다리니 금새 손질이 끝나 횟감과 매운탕 감이 분리되어 플라스틱 바구니에 구분되어 담긴다.

 

수공료 3,000원을 포함하여 9,000원을 지불하고 2층으로 올라가니, 2층은

넓은 식당에 창가 쪽 테이블에만 몇 팀이 앉아 있어 우리 부부도 창가에

자리잡고 앉아 종업원을 부르니 찌개 끓이는 육수 등 재료대와 장소 빌리는 값 그리고 공기밥, 반찬 한접시와 소주 한병 합하여 1만원이다.

 

1층에서는 활어 판매, 손질과 양념 제공, 2층에서는 식사 장소와 찌개재료 제공으로 철저하게 3단계로 분업화, 시스템화 되어 있었다.

활어대 3만원, 수공과 양념대 9,000원(1층), 장소값과 찌개, 공기밥, 소주가 1만원하여 도합 49,000원(식후에 커피는 활어 가게 아주머니가 서비스함)이다.

 

아주 푸짐하고 싱싱한 회와 찌개, 소주를 곁들인 멋있는 식사를 바다가 보이는 따뜻한 창가에서 34년을 나와 가족을 위해 희생해 온 사랑하는 공주님, 나의 아내와 함께 둘이서......

 

산해진미가 따로 없으며 창밖으로 보이는 깊고 푸른 청정한 동해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갈매기와 어선들 오가고, 방파재와 한가로운 낚시꾼들, 바로 이 순간, 평안함, 포만감; 이세상을 살아가는 행복, 예서 무엇을 더하겠는가? 진정 행복이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우린 식사후에 1층의 활어 가게 아주머니가 종이컵에 끓여 주신 커피를 마시면서 방파재에 올라 등대가 서있는 속초북항 방파재 끝까지 천천히 걸어 가면서 어떤 할아버지가 참가자미를 낚아 올리는 현장도 직접 보고 손맛이 어떤지 물어보기도 하고 바다를 망치는 주범, 불가사리가 낚시바늘에 걸려 올라온 것도 보면서 낚시하시는 분들과 몇마디 대화를 하기도 하였는데.....

 

짙푸른 바다와 해맑은 공기 청명한 하늘, 맑은 공기, 시원하고 상쾌한 바닷 바람과 바위섬, 어선들 오고가는 모습들, 그리고 갈매기떼, 이 모든 것들이 정답고 소중하다.

 

우린 뒤돌아 걸으며 걸으며 바닷가 풍경을 감상한 후 영금정에 올라 서서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맑은 공기를 호흡하니 벌써 소화가 다 된 기분이다.

 

그곳을 떠나기 전에 코다리와 마른 생선, 쥐포, 황태포 등 맛갈스러워 보이는 것들을 노점상과 수협 매장에서 조금씩 사 본다.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날에 오니 요금이 기본요금에 몇백원 더 나오고

시간은 5시 20분전이다.

 

오후 5시 동서울행 고속버스에 올라 몇마디 대화하기까지 우린 연신 생수를 마셔댄다.

목욕을 한 후 늦은 점심, 소주와 커피가 원인이리라.

 

5시 정각에 버스가 출발했고 우리들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진다.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쉬고 동서울 터미널에는 7시반쯤 도착하여 05번

마을 버스로 환승하여 무사히 귀가하였다.

 

갑자기 당일치기로 다녀 온 번개 여행이었지만, 즐겁고 보람찬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