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상춧잎 따고, 잡초 뽑고.....

treepap 2011. 5. 14. 19:42

2011.5.14(토) 주말농장

 

  생수 한병과 마트 비닐봉지,목장갑 등을 넣은 조그만 배낭을 메고 10시반경 아내와 함께 10시반경 집을 나섰다.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전철을 타고 2호선 강변역에 내려 구리 방향으로 가는 시외버스로 환승한 다음

동사골 정류장에 내려 주말농장에 올랐다.

 

수일전에 비가 내렸고 황사가 지나간 아차산 자락이라서 짙푸른 녹음과 맑은 공기사 참으로 싱그러웠다.

 

밭을 가꾸는 노부부의 분주한 움직임과 주말농장 농막에 모여 앉은 젊은 커플 들의 바베큐 삽겹살 파티가 보기 좋았다.

 

초보 위켄드 파머인 우리들의 5평 주말 농장에 우리 손으로 씨 뿌리고 모종으로 심은 작물 들은 열흘 새에

하나님이 주신 우로와 햇살, 공기로 인하여 신비롭게도 잘 자랐다.

 

처음 시작이 여리고 앙증맞게 작았던 새싻과 모종들이 이제는 우리 앞에 초록빛 향연의 1막이 시작되었슴을 알리고 있다.

 

아내는 상춧잎을 따서 마트 봉투 가득히 수확하였고 나는 잡초를 뽑고 물주기를 하니 더이상 작업이 필요 없어 보인다.

 

우리들의 작은 밭에 자라는 채소들을 나열해 본다.

상추,감자,고추,가지,쑥갓,시금치,열무,아욱 그리고 부추, 5평이 꽉 찾다.

 

나는 지난 번에 아차산에 오르며 많이 보았던 자주빛 제비꽃을 떠 올리며 안도현 님의

'제비꽃에 대하여' 라는 싯귀를 읊조려 본다.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척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거야

 

그래,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주빛이지

 

자주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아차산의 싱그러움이 이제 사람으로 치면 고등학생쯤 되었고

지즐대는 산새들의 즐거운 대화가 오늘 하루의 축복 한 가지를 더한다.

 

우리는 귀로에 동사골에서 고구려 대장간 마을 버스 정류장까지 한 정류장 거리를 걸어가서

"40년 전통"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 오는  "xx관"에서 1인분에 8천원하는 된장 정식 2인분을 시켜 먹었다.

 

우연히 들러 점심 식사를 한 "xx관"의 음식이 참으로 볼매(볼수록 매력), 아니 먹매(먹을수록 매력) 있었다.

 

식사를 끝내고 동서울 터미널(강변역) 가는 버스를 타고 강변역에서 05번 버스로 환승하니

금새 자양동 우리집앞 신양초등학교에 도착한다.

 

지금, 아내는 오늘 딴 상추를 싰어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저녁 식사 주메뉴는 삽겹살이다.

 

우리는 우리의 의미 있고 행복한 일상을  만끽하고 있다.

 

주여, 우리 부부, 축복받은 오늘 하루  감사합니다.

 

 

우리 밭에서 크고 있는 감자의 자태

 

아차산 자락에 자리 잡은 우리들의 주말농장 중 일부

 

싱싱한 상추 수확물

 

 

이른 봄에 피어난 제비꽃(오랑캐꽃) 한 포기